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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기가 카페인가 도서관인가

개인 운영 카페가 갑질을 한다구요? (두 번째 카페이야기 )

 

 

[경기탑뉴스= 성은숙 기자] 카페가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 사람들로 가득한 게 보편적 풍경이 돼버린 지 오래다.

거리 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이 없을 때는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출근 도장을 찍는 이들까지 있어 좌석 빌 날이 없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운영 제한으로 갈 곳을 잃은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과 코피스족(업무 보는 사람)들이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몰리자 1인 1잔 이상 반드시 주문· 3시간으로 이용 제한을 한다는 문구를 붙인 곳이 늘자 카공족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빌미로 소규모 카페가 갑질을 하는 것 아니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카페가 카공족들의 도서관이 되었지만 전용공간은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물론 테이블 수가 적은 소형 카페에 3~4인용 좌석을 차지하고 하루 종일 있으며 이런 제한을 뒀다고 갑질이라 한다면 어폐가 있다.

 

몇 년 전 노량진에도 스·벅이 생긴다는 소식이 전쟁만큼 이들에게 화제가 됐었다.

 

콘센트를 줄이고 편안한 소파 대신 등받이 없는 원형 의자를 설치하고 오픈한 노량진 점은 엄청난 뭇매를 맞고 좌석과 콘센트를 늘려 재오픈 했다.

 

영업제한 기간인 요즘 이들은 SNS를 통해 사람이 없고 환기가 잘 되는 개인 카페 정보 공유에 바쁘다.

콘센트 이용 여부나 소음,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등이 카페를 고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벅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무료 와이파이와 콘센트에 있었다 하니 할 말은 없지만 여럿이 카페에 갔다 적당한 자리를 못 찾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벽 쪽 붙박이 소파를 비워둔 채 4인석을 차지하고도 자릿값이 포함된 거 아니냐며 눈 하나 꿈적을 안 한다.

 

동료들과 카페를 찿았던 A 씨는 "그들의 비양심은 도가 지나쳐 옆 테이블의 목소리가 조금만 커져도 눈치를 주며 주인 행세를 하기에 내가 도서실에 와있나? 싶을 때도 있다" 고 말한다.

 

·벅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최하 4100 원이고 동네 카페의 경우 2800 원이다.

Take-out 일 때는 2천 원을 받는다.

카공족에게는 가성비 높은 선택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리가 없어 그냥 포장을 해 나가는 손님만 계산해도 1인당 800원씩, 마키아토 기준으로는 1500씩의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피해액은 커진다.

 

특별한 장소라는 메리트도 없이 커피값이 비싼 경우도 있다.

카공족 이용이 많아 회전율이 떨어져 모든 소비자가 가게세, 전기세, 인건비 등 카페 운영 부담금을 분담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영업 제한 중인 프랜차이즈 카페 주인은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좋으니 손님을 받을 수 있기만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모두의 입장이 다르고 모두가 어렵다.

 

그 대안으로 안티카페로 운영되는 곳이 생겼다.

‘안티 카페’란 식음료 서비스가 아니라 휴식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음료값이 아닌 이용한 시간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카페를 말한다.

 

하루 종일 카페에 머물며 무한 리필로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이용권을 1만 원에 제공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 밖에도 프로젝터가 구비된 회의실을 2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식사 시 짐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할** 커피의 경우 칸막이를 설치하고 개인용 스텐드를 설치해 카공족을 불러 모으는 곳도 있다.

 

지역의 특성과 상권을 고려한 이용이 필요하다.

 

어떤 문제든 내 입장만 주장하면 항상 시끄럽다.

운영자와 사용자가 상생할 수 있는 공간 공유 가이드라인과 지혜로운 대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