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탑 뉴스] 박봉석기자 = 지난 2016~17년의 한국 촛불시민혁명에 대한 아시아 시민사회의 의미 있는 평가가 나왔다. ‘2018 아시아 민주주의 컨퍼런스’(Asia Democracy Conference) 참가자들은 “한국의 촛불이 아시아 시민사회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아시아발전연대(ADA),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ADN)가 공동으로 주최한 ‘아시아 민주주의 컨퍼런스’는 지난 8월 24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렸다.
‘평화와 민주주의-아시아의 민주화 이행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네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를 포함한 인도, 파키스탄 등 인접 국가의 연구자와 시민사회 활동가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신형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과 이대훈 성공회대 교수는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민주주의’에 대해 발제하고 2016~17년 촛불과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했는데, 참가국들이 이를 바탕으로 연대와 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시사점을 찾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낳았다.
이찰 슈프리아디아시아 민주주의 네트워크 사무총장(Icahal Supriadi, Asia Democracy Network)은 “최근 후퇴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와 인권 현실에서 볼 때 한국의 촛불시민혁명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며 “촛불시민혁명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야사가르 쉐레사 네팔 NGO 연합 사무총장(Dayasagar Shrestha, NGO Federation of Nepal)은 “한국의 촛불시민혁명은 무엇보다 평화적인 시위라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이는 아시아 민주주의 운동의 새로운 활력과 전환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비 콜리파 아시아 무슬림 행동 네트워크 대표(Ruby Kholifah, The Asian Muslim Action Network)도 “촛불시민혁명을 지켜보며 소셜 미디어가 시민 참여에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이 놀라웠다. 한국 사회가 가진 근본적인 힘과 시민 참여의 원동력을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정진우 부이사장은 “서구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원칙과 절차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 본질적인 특성을 강조하지만, 아시아는 실질적인 결과 측면에서의 민주주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며 “아시아의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이해를 확산시켜 나가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컨프런스에서는 아시아 각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민주주의/평화 관련 이슈가 폭넓게 다뤄졌다. 첫 세션에서는 오랜 내전을 끝내고 민주화 이행기 과정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에서의 사회통합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필리핀, 네팔,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비교분석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가짜뉴스, 분쟁과 여성 등 최근 가장 관심을 많이 모으는 첨예한 민주주의 이슈를 다루었으며,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민주주의를 주제에 대한 집중분석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 세션 ‘스리랑카 민주화 이행’과 관련해서는 하리니 아마라수리야 스리랑카 오픈대 교수(Harini Amarasuriya)가 스리랑카 시민사회의 분절, 급진 혹은 좌파 정당 공간의 약화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민주적인 공간과 제도의 강화를 강조했다.
스리랑카에서 인권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루키 페르난도는 내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레이스 다닐로 홍콩 시티대학교 연구원(Reyes Danilo Andres)이 마르코 독재 이후의 필리핀에서의 정치적 학살과 폭력의 실상을 알렸고,데니슨 자야수리아 국립 말레이시아 대학교 교수(Denison Jayasooria)는 최근 말레이시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바람, 즉 소셜미디어와 확산과 시민사회의 적극적 연대 강화에 대해 설명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제임스 고메즈 아시아 센트레 사무총장(James Gomez, Asia Centre)이 온라인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현상이 증가하면서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 선거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그는 2018년 14회 ASEN 장관 회의에서 나온 가짜뉴스 관련 발표 내용을 분석해 설명하고, 가짜뉴스의 범람을 막기 위해 교육을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루비 콜리파 아시아 무슬림 행동 네트워크 대표(Ruby Kholifah, The Asian Muslim Action Network)는 미얀마, 스리랑카 등 갈등과 분쟁이 심각한 국가들에서 폭력에 기반을 둔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참가자로는 이찰 슈프리아디아시아 민주주의 네트워크 사무총장(Icahal Supriadi, Asia Democracy Network), 다야사가르 쉐레사 네팔 NGO 연합 사무총장(Dayasagar Shrestha, NGO Federation of Nepal), 하리니 아마라수리야 스리랑카 오픈대 교수(Harini Amarasuriya), 헤만사 위사나지 스리랑카 환경정의 센터 사무총장(Hemantha Withanage, Centre for Environmental Justice), 데니슨 자야수리아 국립 말레이시아 대학교 교수(Denison Jayasooria), 제임스 고메즈 아시아 센트레 사무총장(James Gomez, Asia Centre), 루비 콜리파 아시아 무슬림 행동 네트워크 대표(Ruby Kholifah, The Asian Muslim Action Network), 이헌 주 스리랑카 한국대사관 대사,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이성훈 아시아발전연대 자문관, 이대훈 성공회대 교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