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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원 장안구 영화동 찾아온 ‘종대라면’ ... 배우 이민호 팬클럽 ‘미노즈(MINOZ)’의 9년 이웃 나눔

2015년 개봉영화 ‘강남1970’ 배경 지역으로 첫 인연, 매년 봄 라면 200상자 기부

 

[경기탑뉴스=박봉석 기자] 배우 이민호씨의 팬클럽 미노즈(MINOZ)가 지난 1일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라면 200상자를 실은 트럭도 함께 왔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할 ‘종대라면’이다.


미노즈는 지난 2015년부터 9년째 영화동에 라면을 기부하고 있다. 처음에 100상자였던 것을 재작년부터 200상자로 늘렸다.


미노즈와 영화동의 인연은 2015년 1월 21일 개봉한 영화 ‘강남 1970’에서 비롯됐다. 이민호씨의 첫 주연작이다. 작품 속 이민호씨의 배역 ‘김종대’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 수원 영화동이다. 미노즈가 기부하는 라면을 ‘종대라면’이라 부르는 이유다.


‘종대라면’은 영화 개봉 49일 만인 2015년 3월 11일 태어났다. 극 중 생년월일이 1945년 3월 11일인 ‘김종대’가 칠순을 맞는 날 팬클럽 회원들이 단체관람 행사를 열었는데, 행사 뒤 남은 소액의 비용이 종잣돈이 됐다.


당시 행사를 주관했던 미노즈 관계자는 “남은 돈을 참가자 수백 명에게 조금씩 나눠 돌려주느니 의미 있게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사비를 보태 처음 100상자를 마련했다”며 “기왕 시작하는 거 한 번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 나중에 혼자 해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만큼 수량을 정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렇게 시작된 ‘종대라면’은 해마다 3월 전후로 영화동을 찾아오고 있다. 9년째다 보니 봄꽃이 필 때면 동네 어르신들이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와 “‘이민호 라면’ 언제 오느냐”고 물어볼 정도다.


미노즈 관계자는 “회원 모두가 함께하는 건 아니다. 게시판에서 ‘종대라면’를 전달하고 왔다는 글을 읽고 댓글로 참여 의사를 밝히는 분들이 계신다”며 “1년 뒤에 그분들께 여전히 같은 생각이신지 확인한 다음에야 기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동참을 원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다는 못 하고 해외 팬들까지 포함해 30여 명만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노즈가 영화동을 찾는 동안 동장도, 담당 공무원도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종대라면’은 영화동 직원 모두가 알고 있다. 담당자가 자리를 옮길 때 후임자에게 주는 인수인계서에도 ‘3월쯤이면 종대라면이 온다’는 말을 적어 둔다.


‘종대라면’에 대한 미노즈 관계자의 자부심도 적지 않다. “스타와 팬들의 선행 이야기는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영화 속 캐릭터를 매개로 9년간 이웃 나눔이 지속된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젊은 시절 넝마주이로 힘겹게 살았던 ‘종대’에게 따뜻한 이웃을 만나게 해주고픈 마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영화동장은 “영화로 맺어진 흔치 않은 인연이 이웃을 보듬는 따스함으로 번지고 있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미노즈 여러분은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모범”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미노즈와 9년째 함께하다 보니 영화동과 이민호씨가 결연을 맺은 느낌”이라며 웃었다.